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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없는 나?

2009. 8. 18. 09:43 from My Thinking

나는 민주화 운동의 막바지 끝트머리를 맛본세대다.
선배들이 열심히 싸워온 혜택을 넙죽받지는 않았다는 ^^
(물론 예전 선배들 같지는 않았지만)

여튼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는 아니므로
이만 각설하고....또한 나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우리때는 학력고사 날이면 선지원한 학교에가서 
시험을 봐야했으므로 새벽부터 교통 대란이었다.

내가 다니고 싶어 지원한 대학교 강의실에서 보는 시험이란...
정말 떨리고도 기대감이 넘쳤더랬다.
그리고 체력장 20점을 위해 열심히 운동장에서 땀도 흘려야 했고...

하지만 더 어린 시절로 과거 여행을 떠나다 보면
난 과거로의 역사가 없어진 사람이란걸 느끼게 된다.
내가 살았던 그리고 동무들과 한 없이 뛰어 놀았던 동네
그리고 그 골목길, 공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음에 참 많이 당혹스러웠고 아쉬웠고
마음이 아팠다.

진보와 개발이라는 명목아래 파헤치고
무너뜨리고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넓어지며 흙길이 없어지고 아스팔트가 깔리고
사람을 위한 길인지 자동차를 위한 길인지....

내 아이들은 더이상 뛰어놀 공간이 없다.
이제 어디든 집 앞까지, 건물 가까이에 자동차가
들어 오게끔 도로가 만들어지기에 어디든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다.

동네 이름은 그대로여도 내가 추억하고 있는 곳은 이제 없다.
어디에도 존재치 않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소멸이란 단어가
왜이리 실감나게 다가오는지.....  

나의 어린 시절 추억은 이제 내 머리와 마음속에 기억으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현실에서 과거의 역사로 실존하지 않는다.
(난 여기서 역사의 정의와 사회학적 의미를 따지고 싶지 않다.
그냥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니 이해해 주시길...)

어느 동네는 예전 이름으로 불리고있지도 않다.
풍경도 낯설뿐더러 육중한 아파트가 들어서서 어울리지도 않게
정다운 마을... 아름다운 마을 모 이런 이름으로 불린다.
(대체 모가 정답고 모가 아름답냐.....)

오래전부터 아니 시작부터 그곳을 지켜왔던 자연과 그곳을
터전 삼아  자연과 더불어 살며 그 풍경들과 어울리게
집을 짓고 길이 나고 흙냄새 맡으며 뛰어놀았던 시대가
진보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문명의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모든것을 소멸시켜간다.

이제 우리는 이것이 우리의 과거뿐만아니라
인간성과 도덕성 그리고 사랑으로 살아가는 
관계마저도 소멸시켜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닌지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할 세대이다. 




P.S
어제 아니 오늘 새벽에 지구가 멸망하는 꿈을 꾸었다.
달주변에 무지 많은 별들이 모여 장관을 이루었다.
사람들마다 그것을 구경하고 감탄하고 있었고 나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갑자기 그 별들이 지구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뛰기시작했고
이유는 모르지만(꿈이 다 그렇지만 개연성이 떨어짐) 난 아이들만 집에
남겨두고온것을 기억하고 집으로 뛰기 시작했다. 거의 집에 다와 집열쇠를
꺼내려는 순간 별이 그곳에 떨어져서 집이 불타오를는 것을 보며 소리를 지르며 벌떡 깨었다.

난 일어나자 마자 비몽사몽간에 아이들방으로 가서 아이들 얼굴을 확인한 후에야
정신이들었다. 새벽 3시39분..... 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시간이었고 주위는 적막속에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한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Posted by marker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