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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5 Photo essay "너무도 더웠던 어느날의 이야기" 8
  2. 2010.07.30 도심속의 하루.... 3


경복궁 역에서 너를 봤어
유난히 어두운 구석에 있는 네가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었지

아무도 찾지 않을것만 같은데
누군가를 기다리는 네가
외로운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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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들어서는데
갑자기 내 주머니에 동전이 잡혔단다
그때, 난 너에게 가고싶은 마음이 들었어

그래서 서둘러 카드를 다시 찍고 나갔어
왠지 너를 누군가에게 빼앗길까봐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뛰어 올라 갔단다.
(누가 널 찾겠니? 그런데도 난....)

역시, 넌 어두운 곳에서 혼자였고
(물론 친구가 옆에 있었지만...)
날 기다리고 있는 듯 했어

동전을 넣었지
'달그락' 하는 소리가 예전 빨간색의
너의 옛 모습때 주던 투박함은 아니었지만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는 충분했단다.

'아! 누구에게 전화를 하지?'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몇개 없다는 걸 알았단다.
예전엔 많이도 기억했는데 이제는
내머리에 담아둘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기에....  

참... 내가 한심해 보였어
어떤이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기는 싫었고
내가 기억하는 부모님 집에 전화를 걸었지
안부전화 일년에 한번도 안하던 내가
니덕에 이렇게 전화를 하는구나....

"따르릉....따르르릉...."
"여보시요?"
니 수화기 너머 소리가 들려왔어
'앗! 할머니구나'
나를 키워주신 외 할머니...
(난 4학년이 지나서야 부모님과 살았고 그전엔 할머니와 살았어)

"할머니, 준영이예요"
"여보시요?"
"할머니!! 저, 준영이라구요!!!"
"여보시요.... 내가 귀가 먹어 누군지 안들려요...."
"할머니!!! 준영이예요.....ㅠㅠ"
"여보시요.... 에구, 내가 늙어서....안들리네... 미언허요..."
.
"딸깍"
'뚜뚜뚜~'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너무 오랫만에
전화를 했지만 너무 늙으신 할머니는
내 목소리를 아시지도 듣지도 못하셨어

왜, 좀더 일찍 내 목소리를 알아들으실수 있을때
전화를 하지 못했을까? 후회가 밀려왔어
그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너도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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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추스리고 나의 집으로 다시 전화를 했어
아내가 반갑게 받아줬지
"어, 그냥 공중전화가 있어서 전화해봤어..."

그래!!
우리는 이 세상에 혼자 크지도 살지도 않아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고, 가르쳐주시고
함께 웃고, 울고, 먹고, 한집에서 자는
누군가가 있기에 내가 존재하는거야

그 옛날엔
너를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려면 줄을 길게 서곤 했는데
이제는 개인 휴대폰이 생겨서 너무나 간편하게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구나

그래서일까?
 자신만을 위한 세상이 되어서 전화 예의도 모르고
이제는 너를 찾지도 않는 구나....
혹시 네가 없어지지는 않겠지?

오늘 네덕에 날은 무척 더웠지만 마음은 시원하다
나를 다시 돌아보게되고 아주 좋았어
안녕~ ^^
.
.
그리고
남아있는 동전을 전부 전화기에 넣어놓고
수화기를 올려놓은 다음 나는 그 녀석을 떠났다

오늘 누군가도 나와같이 자신을 돌아보며
따뜻하면서도 마음 시원한 하루를
보내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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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너무도 더웠던 어느날에....

Posted by markerskim :

도심속의 하루....

2010. 7. 30. 18:36 from My View



얼마전 오랫만에 서울 중심을 걸으며 이것 저것 카메라에 담아봤다.
(노출을 잘맞췄는데도 오버된 사진들을 보니 아직 필카에 적응하려면 멀었구나 ㅠㅠ)

더운 날이었는데 오랫만에 걸어서인지 발도 아프고 몸도 지쳤지만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풍경들에 이런 저런 생각들도 하고
그늘진 공간의 고마움도 느끼고

광화문에서 목요예배 장소인 낙성대역 해오름교회까지
짧지만 도심속 여정을 함께 가보실까요? ^^



복원 공사를 오픈하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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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올레 KT 건물 앞에서 더운 몸을 쉬기로 했습니다.

빌딩속 도심안에 쉴 공간이 마련되었어도 여전히
서울은 직장인들이 여유를 가질만한 도시는 아닌가 봅니다.
(비어있는 벤치와 의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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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앞에 있는 전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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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더 한적한 성곡미술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걷다보니 공사작업을 하던 분들이 그늘에서 잠시 쉬고 계시더군요.
몰래 미리 노출과 포커싱을 하고 도촬 ^^

누군가는 힘든 노동의 땀을 흘리기에 우리가 혜택을 받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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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덥고 지쳐가서 성곡미술관 옆에있는 '커피스트'에서
잠시 쉬다 가기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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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주인공인듯 보이지만 결국은 푸대에 담긴 커피를
퍼주지 않으면 커피는 주인공이 될 수 없듯이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에는 보석같이 빛나는 각자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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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스트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저는 갑자기 무모한 생각을 합니다.
평상시라면 별문제 없겠지만 푹푹 찌는 더위속에서
경복궁역까지 걸어가리라 마음을 먹은거죠 ㅠㅠ

헉헉대며 거의 경복궁역에 다가갈 무렵 보도에서
행상을 하는 할머니가 보였습니다.

큰 빌딩과 분주한 도심속에서 아무도 사줄 것 같지않은데....
 왜 이리 맘이 애리던지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셔터에 손이 갑니다.
(아직도 바보같이 물건하나 사주지 못한 것이 맘에 계속 남아서... 죄송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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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에서 뭉클하면서도 따뜻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그건 다음에 포토 에세이로 올릴게요. ^^)

낙성대로 가기위해 경복궁역에서 3호선을 탔습니다.
교대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야죠....

문득 지하철안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다르다는걸 발견했죠.
함께 지하철 객차의 같은 공간에 있지만 우리는 모두
개인의 나름대로의 공간안에 몸을 싣고 각자의 삶을 사는 건가 봅니다.

'우리', '더불어', '함께'라는 단어는 이제 어색한 시대가 오는 건가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개인중심의 시대가 너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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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약수역에서 누군가가 보고싶었습니다.
약간 갈등하는 사이에 약수역을 지나쳤죠. 다음역인 금호역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약수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기다립니다.
예고없는 방문에 반가워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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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원한 콩국수와 이야기를 꽃피운후에 다시 낙성대역으로 향합니다.
드디어 낙성대역에서 내려 해오름교회를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기나긴 계단이 나옵니다. 예배하러 가는길은 쉽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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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지막 힘을 내며 계단을 오르니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이 토스트 가게 앞에 있다가 저를 보고
밝게 웃어줍니다. 순간 힘이 솟습니다.

역시,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삶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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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더운 여름 날 도심속 여정이었습니다.
Posted by marker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