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hinking

과거의 삶을 지우고 새로운 삶을 쓰다.

markerskim 2011. 9. 7. 09:41




난 참 냉정한 사람이다.
마음에서 정리하고자 마음 먹으면 정말 깨끗이 정리한다.

물론 이렇게 까지 한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지만
나의 짧은 인생가운데 몇번 있었다.

최근 나는 어느 한 사람을 내 인생에서 정리하기로 했다.
좋고 싫고를 떠나서 그냥 내 삶에서 없는 존재로 말이다.

너무나 깨끗이 정리하는 나의 모습에 내가 두려웠다.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알아왔던 한 사람을
한번도 본적없고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지워버릴수 있을까?

그 사람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이제 내게는 저 멀리
한번도 본적 없는 사람의 이야기로 들린다.
바로 내옆에 있는 누군가와 벌어지는 일인데도....

이런 일이 있기까지 힘들었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내 마음이 편안한건 아니다.

오늘 안철수씨의 시장 불출마 선언 기사를 보았다.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한다는 내용.
내가 바랐던 시나리오였는데 기쁘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몇번 글로 대화를 나누었던
박원순 변호사를 나는 지지한다.
물론 그의 행정능력이 탁월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이땅에 미래를 내다보고 건전하고 옳은 제도와 삶의 기반을
만들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 믿는다.
안철수씨의 용기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아직 세상에는 무엇이 옳은지가 존재하고
그것을 아는 사람들이 살고있고
그것을 지키려하고 펼치려하는 용기있는 자들이 있다.

새로운 희망을 본다.
무엇이 이루어질것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아직 그러한 희망과 소망을 품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이땅에 존재함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알아온 사람을 내 삶에서 지우고
내가 잘 모르는 사람으로 인해 삶에 희망을 쓴다.  


 
  Photo by markerskim
       Leica M6(summilux 50mm) and Kodak portra 160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