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View

건널목

markerskim 2009. 9. 28. 20:53

요즘 이 단어가 참 정겹고 내 마음에 자꾸 남는다.

아직 시골티가 남아있는 우리 동네 퇴계원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이 단어와 참 잘 어울리는 건널목이 있다.

언제고부터 꼭 이 곳의 풍경을 담겠노라고 다짐을 했지만 매번 다짐으로만 끝났었는데
어느날 부터 건널목 주변에 다리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원래의 모습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위기감을 느낀 나는 이 날 드디어 큰맘을 먹고 버스에서 내려 셔터를 눌러댔다.
역무원 아저씨들이 힐끔힐끔 쳐다 보셨지만 앞으로 없어질 지도 모를 이곳을 담아놓고 싶었다.







길과 길사이를 이어주는 곳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곳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어주고 통로가 되어주는 곳

"건.널.목"



꼭, 이곳이 이러한 모습이 되라는 듯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만 같다.

사람들을 주님께로 이어주는 곳으로 
세상과 천국이 교차하는 곳으로



이 철길 멀리 나의 본향이 있을까?
참 기쁨과 평화가 있는 곳....

왠지 이 철길을 보고 있노라니
지금 모든 것을 훨훨 떨쳐버리고
그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내공의 부족과 시간의 부족으로 정말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풍경을 담아놓았다는 안도감에 ^^

이제 우리 주변에는 건널목이 없어지고 생소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아이들과 기차를 타고 조만간 여행이라도 가야겠다.
자동차보다는 기차가 정겹고 추억을 만들기에는 최고니까
특히 완행열차를 타고 말이다.  

'건널목'이라는 내용으로 가사를 써봐야겠다는 
  언제 지킬지 모르는 다짐을 해보며.....